어떤 상황에서든 최선의 아이디어를 꺼내야 하는 직업, 마케터! 보통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는 과정을 머리 위에 전구가 반짝 떠오르는 걸로 표현하지만, 애석하게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즉, 아이디어에는 요행이란 것이 없다. (…)  미리미리 영감들을 쌓아두어야, 그걸 섞거나 합쳐서 좋은 아이디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때문에 언젠가부터 마더스올 브랜드팀 내에는 사(事)적인 것과 사(私)적인 것 사이의 문화인 ‘영감 투어’가 자리 잡았다. 말 그대로 영감을 수집하기 위한 투어라는 건데, 주로 전시나 박람회, 팝업스토어, 고객 경험이 좋다는 가게 등을 방문하며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영감을 찾으러 다닌다.

지난 달, 근 1년만에 서울에 사는 20년지기 친구 ‘겨자’를 만나러 갔다. 그녀는 내 영감 투어에 몹시 협조적인(?) 편이기에 부담없이 계획을 짤 수 있었다. 투어 일정을 공유하고 승인까지 받은 뒤 설레는 마음으로 서울행 KTX에 탑승! 인파 속에 꾸깃꾸깃 끼여 도착한 약속장소에서 만난 겨자는 내게 인사를 한 뒤 바로 고함량 비타민부터 건넸다. 그래… 이 비타민이 오늘 너의 굳은 의지를 보여주는구나. 김엘리의 영감 수집 3단계, 어디 한번 같이 달려 보자고!

엘리 : 🐥
겨자 : 🐢

영감 수집 1단계 : 가정하기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어떤 브랜드의 활동을 볼 때 만약 내가 담당자였다면 어떻게 했을까? 가정하고 상상해 본다. 꼭 더 나은 답을 찾지 못해도 괜찮아!

🐥 : 외관 진짜 안 들어올 수가 없게 잘 꾸몄다! 여긴 누가 봐도 포토존이네~ 근데 내 생각보다 내부는 좁다? 저기 공간은 왜 안 썼지? 

🐢 : 뭔가 제약이 있었나? 오히려 2층이 더 넓긴 하네. 잠깐밖에 못 앉아 있겠다.

🐥 : 음… 만약에 겨자 니가 이 공간을 기획한다면 어떻게 했을 것 같아? 나라면 차라리 배치를 이렇게 하고 요기를 조렇게 해서 이런 걸 좀 더 보여주고 이벤트도 지금처럼 말고 어쩌구 저쩌구~

🐢 : 호오… 나는 어디 들르면 그냥 그런가보다~ 하지 그런 상상해본 적 한 번도 없어. 내가 이 공간을 만든다면? 그렇게 생각하는 거 자체가 신기하다!

🐥 : 상상해보면 재밌지 않아? 나도 처음엔 의식적으로 시작한건데 이젠 습관 된 것 같아…

🐢 : 오늘 일하러 온거 아니지? ㅋㅋㅋㅋㅋ

영감 수집 2단계 : 감탄하기

멋있거나 마음을 울리는 것을 마주쳤을 땐 주저 말고 입 밖으로 소리를 내 감탄한다! 감탄한 기억은 더 오래 남기 마련이니까.

🐥 : 우와! 야 이거 봐 진짜 기막힌다…

🐥 : 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 : 하 기획한 사람 누구일까? 정말 질투난다…

🐢 : ㅋㅋㅋㅋㅋㅋ 리액션 봐 ㅋㅋㅋㅋㅋ

🐥 : 이건 리액션 안 할 수가 없어…

영감 수집 3단계 : 기록하기

제일 중요한 단계! 가정하고 감탄했던 모든 것들을 최대한 기록한다.

🐢 : 뭐 해? 뭐 적어? 

🐥 : 응 좋았던 거 메모하는 중! 

🐢 : 그냥 기본 메모장 어플이네?

🐥 : 이게 제일 빨라. ㅋㅋㅋㅋ 우리 아까 이야기 했던 것들 몇 시간 지나면 다 날아간다? 암만 가정하고 감탄해봤자 안 적어두면 소용이 없더라.

🐢 : 그건 맞아. 기록으로 남겨두는 게 제일 확실하지.

🐢 : 근데 나랑 이렇게 여기저기 다니고 많이 보고 하면 영감이 막 떠올라?

🐥 : 그럴 때도 있긴 한데, 흔하진 않지. 그냥 내 안에 최대한 많이 쌓아놓는 거야. 쌓여 있다가 어떤 계기를 만나면 이런 것들이 아이디어로 튀어 나오더라고. 그 양을 늘리고, 질을 높이기 위한 방법인 거지.

맛있는 밥과 영감 충전으로 몸도 마음도 배부른 저녁. 겨자에게 다음 영감 투어도 꼭 함께하자 전한 뒤 집으로 가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일인듯 일상인듯 경계가 불분명하지만 그렇기에 더 보람차고 사랑스러운 하루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가정하고 감탄하고 기록하며 더 좋은 아이디어로 올맘님들껜 즐거움을, 마더스올에는 새로움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