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HER'S ALL x LIFE

퇴근과 출근 사이. 식집사의 새싹 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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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8-09


선물받은 바질과 방울토마토 씨앗을 봄에 심었다🌱 식물을 좋아하지만 씨앗부터 키워본 경험은 적어서 처음엔 설렘보다는 이게 진짜 되나? 의구심이 더 컸다. 그래도 펠렛을 촉촉하게 유지해주면서 오매불망 새싹이 나오길 기다렸는데 어느날 쏘옥 고개를 내민 귀여운 녀석들!🥰 씨앗 발아율이 그리 좋지 못하다는 이야기를 하도 들어서 큰 기대가 없던 상태라 더 반가웠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새싹이 나온 이 날부터 매일 베란다를 내다보며 귀엽다 기특하다를 연발하는게 내 모닝 루틴이 되어버렸다🌞



씨앗이 무럭무럭 자라는 사이, 일본 여행을 다녀와야했다✈️ 날짜 계산을 잘 해서 집을 비우는 날 아침에 물을 흠뻑 주고, 오늘도 귀엽다 예쁘다 기특하다 칭찬해주고, 잘 자라고 있으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하고 출발🧳 여행 중에도 자려고 숙소 침대에 누우면 항상 내 바질이랑 방울토마토 생각이 났다🍅 아직은 연약한 아기 새싹인데, 습도나 온도가 맘에 안 들어서 홀라당 죽어버리면 어떡하지?



그러다 여행이 끝나고 나리타 공항에서 발견한 가챠!😲 무려 '정원뽑기'가 있어서 남은 엔화를 탈탈 털어 5개나 뽑아왔다. 두근두근...!



짜잔- 중복은 하나 밖에 없고 가지고 싶었던걸 다 뽑았다!!! 중복도 '중복일거면 차라리 이거 나와라' 싶었던 아이템이 나와서 너무 기분이 좋아. 심지어 이것도 토마토잖아..?!🍅



우리 바질이, 방토랑 사이좋은 한 컷.. 너무 귀여워🥰



싹이 나고 떡잎이 자라고 본잎이 나기까지는 천천히 자라는 것 같았는데, 본잎이 나온 다음부터는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는 기분이다. 그리고 어느 날 발견한 꽃대! 꽃을 피울 준비를 하다니, 내가 마련해준 환경이 정말 마음에 들어요, 고마워요, 라고 인사하는 것만 같아 너무너무 기분이 좋았다.



이만큼 자란 방울토마토에서는 묘한 냄새가 난다🤨 상큼한 것 같기도 하고, 쌉싸름한 것 같기도 하고. 잎은 살짝 거친 질감이다. 고양이 혓바닥처럼 쓸리는 느낌? 게다가 꽃대와 꽃봉오리에는 털이 부숭부숭 나있다. 직접 키워보지 않았다면, 경험하지 않았다면 몰랐을 방울토마토의 특징🍅



노오란 꽃이 피었다. 벌 대신 붓으로 수정을 해줬다(마음만은 위잉위잉 꿀벌이 되어🐝). 열심히 붓질을 하면서도 '이게 돼?'라는 불신이 컸다. 그런데... 됐다! 기특하게도 동그란 열매가 맺히기 시작했다. 이 날 아침의 기쁨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 출근 전이라 우선 급하게 사진을 찍고, 출근길 내내 사진만 들어다 봤다. 확대도 해보고😇



열매에도 털이 부숭부숭 나 있네? 귀엽고 신기해라.



어느새 매끈하고 빨갛게 익은 방울토마토. 이게 뭐라고 먹기가 아까울 지경이었다. 아깝기도 하고, 왠지 맛이 이상할 것 같아서(?) 그냥 둘 생각이었는데 오랜만에 놀러온 6살 조카가 홀랑 따먹어버렸다...😇 다행히(?) 새콤달콤 아주 맛있었다고.



방울토마토나 바질 같은 식물들은 꽃이나 열매를 맺으면, 열매 맺기에 온 힘을 다 써버려서 한해살이로 죽어버린다. 새싹부터 키울 땐 내 새끼 키우는 기분으로 애정이 충만했는데, 빨간 방울토마토를 주렁주렁 매단채 시들어가는 이파리들을 보고 있자니 문득 울 엄마가 생각나기도 한다.



원래도 마더스올 공식 식집사🧝‍♀️였지만, 이제는 씨앗부터 열매까지 그 느릿한 템포와 오랜 여정을 함께 하는 매력에도 푹 빠져버렸다.



새로 산 씨앗들을 심고, 선물받은 화분들로 꾸민 나만의 오피스 미니 정원🪴 어느새 올팀 사이에서도 식물키우기 열풍이 불고 있다. 좋아하는 취미 생활을 지지해주고 함께 나눌 수 있는 동료들과 함께 한다는게 이렇게 행복할 줄이야🥰



식물을 키운다는 것, 그것도 씨앗부터 키운다는 건 그런 일인 것 같다. 아무런 일도 생기지 않을 것 같던 씨앗을 작은 성실함으로 꾸준히 보살폈을 때, 어느 순간 푸릇한 새싹이 쏘옥 올라와 기쁨을 주는 것.


내 일상도, 일도 그러하다. 오늘 했던 노력이 내일 당장 엄청나고 대단한 결과로 돌아오진 않겠지. 하지만 2023년 2월의 내가 있었기에 2023년 8월의 내가 더 단단한 사람이 된 것처럼, 지금의 작은 내 노력이 2024년의 나를 지금보다 더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줄거야.


그렇게 생각하니 지금 하는 일이 더욱 즐겁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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