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취미가 많은 편이다. 좋게 말하면 다방면에 관심이 많은 거고, 안 좋게 말하면 뭐든 쉽게 질린다고 할 수 있다. (…) 그런 내가 1년간 흥미를 붙이고 있는 취미가 바로 실내 클라이밍이다. 집에서 클라이밍장이 가깝지도 않거니와 함께 운동하는 친구랑 스케줄 맞추기도 힘들어 자주 가지는 못하지만, 한 달에 한두번은 꼭 벽을 타러(?) 가려고 한다. 

클라이밍, 그 중에서도 ‘볼더링’은 여러 색의 홀드(돌)가 붙어있는 벽에서 한 색깔의 홀드만 사용해 시작점부터 끝점까지 가야하는 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주로 무지개로 난이도가 표현되는데, 처음 시작하던 날은 빨간색 단계 문제도 겨우 깨고 벌벌거렸던 기억이 난다. 어릴 땐 놀이터 꼭대기도 잘만 정복했는데, 커진 몸만큼 겁도 늘어서 처음엔 줄도 없이 내 팔다리만 믿고 높은 곳을 올라간다는 게 몹시 무서웠다. 그로부터 거의 1년이 지난 지금은 초록색, 가끔은 파랑색 난이도의 문제도 깨는 클라이머가 되었지만 말이다. 😎

이 무섭고 위험한 운동을 왜 하느냐 하면, 성취감 때문이다! 난이도 별로 세팅되어 있는 여러 문제들을 나만의 방식으로 하나씩 깨 나가는 맛이 아주 쏠쏠하다. 꼭대기 지점이 목표이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규칙 내에선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무관하니 문제를 푸는 데 정답이 없는 셈이다. 그래서 정해진 틀을 싫어하지만 성장하는 느낌을 좋아하는 나에게 아주 딱인 운동인 것. 성장이야 다른 운동들도 똑같이 체감할 수 있겠지만, 자란 내가 단계로 표현된다는 게 클라이밍의 아주 큰 매력이다. 😇

아주 작더라도 성취를 모으는 것만큼 재밌는 일이 없다. 작은 성취들을 모으다보면 ‘저번에는 안 됐는데 이번에는 되네?’, ‘옛날엔 어려웠는데 지금은 쉽네?’ 와 같은 생각이 느껴지는 지점이 오는데 그것들이 나에 대한 자신감이나 사랑 같은 것들로 치환이 된다. 이 속에서 비록 결과가 안 좋아도, 쌓인 과정들이 나중에 좋은 결과를 가져다 줄 거라는 믿음도 생긴다. 

일도 운동과 마찬가지인 것 같다. 무섭고 어쩌면 위험할 수도 있는 시도들을 해야만 는다. 더 어려운, 안 해본, 아예 새로운 것들을 마주하며 그걸 잘 해내기 위해 고민하고 깨져 봐야 다음 단계로 가는 문이 열린다. 그 사실을 알기에 나는 몸을 쓸 때 뿐만 아니라 머리를 쓸 때도 안 해본 것에 도전할 생각이다. 그게 마더스올이라는 브랜드가 계속해서 흐르며 맑게 유지되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좋겠고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