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의 장점] “그러려니”

일로써 내가 얻은 이미지와는 정 반대로 일을 제외한 내 일상의 모습은 칠칠맞고 어수선하고 털털해서 누군가에겐 엉망진창으로 보이기도 한다. 웬만하면 '그러려니~' 하는 마인드로 살아가기에 꼼꼼하고 계획적인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의 눈에는 다소 답답해 보일 수도 있지만 나의 마음 건강에 적잖이 도움 되는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면 신혼여행 때 돌아오는 비행기 표 시간을 잘못 봐서 한 시간 늦게 공항에 도착했다. 남편은 큰일 났다며 머리 속에 삐용삐용- 사이렌이 울리는데, 정작 표 시간을 잘못 체크한 나는 태연하다. 예매 가능한 가장 빠른 비행기 표 하나를 더 예매하고 집으로 돌아가면 되고, 혹시 없다면 하루 더 머무르면 되지 않는가? 하고 생각해버리는 식이다.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은 큰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가 아닌 상대방이 같은 실수를 했어도 똑같다. 그러게 시간을 두 번 세 번 체크했어야지 라는 말은 하지 않는다. 이미 벌어진 일이니까. 내가 가장 빠르게 할 수 있는 대처법을 생각해보고 이를 실행하고 무사히 비행기를 탔다면 재밌는 헤프닝 이라고 웃어 넘기는 식이다. (만약 이게 출장이라면 이런 대처 방식은 끔찍하다.) 

'그럴 수 있지~' '그러려니' 하는 마음이 가져다주는 너그러움이 있다. 누군가에게는 이런 내 모습이 다소 답답해 보일 수 있지만, 누군가의 실수를 “그럴 수 있다” 며 공감해주고, 함께 대처방식을 찾아줄 수 있는 나의 장점을 나는 긍정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