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잠이 오질 않아 아가들 옆에 누워 인스타에 업로드 해두었던 우리 첫째의 사진과 동영상을 보았다
둘째 때는 정말 출산 당일까지 이어진 입덧으로 두돌도 안된 우리 첫째를 더 많이 돌봐주지 못하고 힘든 내색을 하고 혼을 내고 그렇게 시간이 더디게 흘러갈 수가 없었다
그렇게 둘째가 태어나고 첫돌즈음 신랑은 이직을 해 타지로 가면서 세돌 첫돌 아가 둘을 독박육아하기 시작했고 너무 힘든 나머지 하루의 끝이 빨리 오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하고, 아가들에게 화를 내고, 표정없는 얼굴로 멍하게 있는 시간이 길어졌다
힘들어서 도망가고 싶고 사라지고 싶고 숨고 싶고 시간이 너무 느리게 흘러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어제 우리 첫째의 사진을 보니 불과 1-2년 전인데 이렇게 아가였구나, 내가 이렇게 사랑을 잘 표현하는 엄마였구나, 목소리도 미소도 통통한 볼과 엉덩이도 이렇게나 아가였구나, 왜 더 그 시간을 소중하게 여기지 못했을까 생각하니 마음이 너무 아팠다
좀 더 크다는 이유로, 말이 통한다는 이유로, 내가 준 사랑보다 더 큰 사랑을 주고 있는 우리 첫째에게 매일 화내고 혼내고 모른척했던 내 자신이 너무 미웠다
미안하다 아가야
그 때는 그렇게 시간이 더디게 흘러가는것 같았는데 다시 돌아오지 않을 너의 가장 예뻤던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버렸네
그 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 시간을 더 소중히 여기고 더 많이 아껴주고 사랑해주고 싶다
다시 오지 않을 순간임을 알기에 우리 둘째도 더 많이 사랑해줄게
부족한 엄마 화내는 엄마라서 미안해
지금 이 순간 가장 사랑스럽고 가장 빛나는 너를 사랑해 그리고 이 시간도 너무너무 소중해 우리 아가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