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사랑하는 부모님께

학창시절 엄마 아빠께 참 편지를 많이 썼던 것 같은데, 이제는 안부문자 하는 것 조차 어렵네...

이른 아침 분주한 엄마 아빠의 모습, 당연하게 먹었던 아침밥, 학교에 다녀오면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고, 집 앞 마당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으면 어느새 해가 넘어갈 때 즈음 집에 들어와서 씻고 밥먹으라는 엄마의 음성이 너무나 당연했던 시절이 있었어.

엄마, 아빠의 존재는 너무 당연했고, 나에게는 그늘이 되어주는 나무 같았어,

그런데 어느새 내가 훌쩍 커버려서 두 딸아이의 엄마가 되고보니, 그 당연했던 모든 일상 속 모습들이 엄마 아빠에게는 얼마나 힘들고 단단했을지 이제야 알게되었어.

지금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나무 같은 존재가 될 수 있을까? 유년 시절 나의 엄마 아빠처럼 단단해질 수 있을까? 

많이 생각하게 되더라구..

엄마 아빠라는 존재는 힘든 역할이었구나 싶어.

지금도 엄마 아빠 집에가면, 그 유년시절의 나처럼 어리광도 부리고 투정도 부리고 있는 내 모습을 보며 나도 엄마 아빠처럼 멋진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생각이 들어.

매일 매번 웃으며 반겨주고, 보듬어주고, 안아주는 엄마아빠의 모습을 보면서 나도 우리 아이들에게 똑같은 엄마가 되어야겠다 싶지만 하루하루 아이들과 웃고 울고 쉴 틈없이 하루를 보내다 보면 그런 기회조차 내가 만들어주지 못하는게 아닌가 싶기도 해.

지금까지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우리 엄마 아빠의 모습이, 지금은 너무 자랑스럽고 위대하고 존경해.

이 철부지 딸래미 키워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엄마 아빠한테 받은 사랑, 더 효도해서 보답할게요 :)

숫기가 없어 엄마아빠한테 직접 말은 못하지만, 이렇게 나마 남길 수 있는 기회가 있어서 감사해.

그 누구보다 사랑해요 엄마, 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