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턴가 좋은 공간에 가면, 따뜻한 배려를 발견하면 놓칠 새라 찰칵 사진을 찍고 짧게 휴대폰 메모앱에 끄적거리는 게 습관이 되었다. 내가 받은 이 기분 좋은 느낌을, 배려를 올맘님들에게도 전하고 싶다. 21년지기 친구와 함께 떠난 지난 4월의 일본 여행에서도 어김없이 직업병이 발동했다. 

1. 나가는 길까지 배려할게요 👋🏻

이번 여행의 숙소는 온천이 있는 료칸! 비록 료칸에서 머무는 내내 흐리고 비가 왔지만, 그곳에서 받은 다정한 마음들이 참 많아서 마음만은 늘 맑았다. 일본 특유의 배려가 깃든 디테일들이 참 많았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체크아웃 할 때 받은 굿바이기프트 🎁

체크인을 한 뒤, 웰컴 프룻트나 웰컴 드링크를 주는 곳은 보았지만, 굿바이 기프트를 받아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예상치 못한 굿바이기프트에 살짝 놀랐고, 그게 무엇인지 보고 나서 한 번 더 놀람.. 🤭 바로 바로 톨게이트 요금 무료 티켓 2장이었다.

진짜 그냥 톨게이트 티켓이라 생긴 건 되게 투박하긴 하다. 그치만 나가는 길까지 배려하겠다는 숙소의 마음이 담긴 것 같아 마음 속에 오래 여운이 남았다. 이 숙소에 오는 사람이라면, 왜 톨케이트 티켓을 주는지 단박에 이해할테다. 온천이 딸려서인지 이 료칸은 일본 시골 소도시 굽이굽이 산골짜기에 위치해있다. 대중교통으로 올 순 없고 렌트를 해야만 올 수 있는 곳이었는데, 한국으로 비유하자면 서울(대도심)을 지나 경기(위성 도시)를 지나 마치 충북 진천 같은 느낌이랄까? 

무튼 이 료칸에 오려면 도쿄에서부터 톨게이트를 2번 거쳐야 한다. 그래서 굿바이기프트로 톨게이트 티켓도 2장인 것✌🏻 2번의 톨게이트를 거쳐 나가는 길 내내 이 숙소를 입이 마르도록 칭찬했다. 한창 23년 썸머세일을 준비할 때여서인지, 우리도 이 료칸의 굿바이 기프트처럼 행사의 기분 좋은 마무리 경험을 전할 수 없을까… 🤔 그랬으면 좋겠다(!) 얼른 머리를 굴려보자 메이야, 넌 할 수 있어(!)

이번 행사의 컨셉은 행복섬으로 떠나는 여행, 해피트립! 🏖️ 그렇다면 여행의 마무리 경험이 뭘까? 🤔 여행 장소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프트샵, 방명록 같은 키워드가 떠오른다. ‘여행의 추억이 담긴 물건이 있다면, 그 물건을 사용하는 내내 마더스올과의 추억을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여름의 초입에 하는 행사이니 행사가 끝나고 여름 내내 유용하게 쓸 수 있는 아이템이 뭘까?’

머리를 쥐어 뜯길 반복, 마침내 행복섬에서 함께한 우리의 여행 마무리까지 기분 좋은 굿바이 선물 비치백이 탄생할 수 있었다.. 🤭 

2. 뜨거운 요리, 식혀서 드세요.

일본 소도시 시즈오카의 전통 음식인 된장 국수를 먹으러 들어간 식당에서 발견한 부채! 이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테이블 위에 웬 부채가 있다. 음식이 나오고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커다란 주물 냄비에 담긴 된장국수가 많이 뜨거우니 부챗바람에 살살 식혀 먹으라는 배려였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에서도 뚝배기에 담긴 국밥이나 전골 음식이 있지만 부채를 본 적은 없다. 부채질 몇 번 한다고 뭐 그리 도움이 될까 싶지만서도 칼국수집에서 아이와 함께 온 가족 테이블에서 엄마가 아이 몫의 칼국수를 덜어 후후- 불어서 주는 걸 본 적이 있다. 우리 같이 다 큰 성인에게는 부채의 존재가 세심하지만 실제로 쓰지는 않는 것에 불과할지 몰라도 어린아이나 노약자들에게는 유용할 수도 있지 않을까?

가게에 오는 많은 손님들의 모습을 하나하나 관찰했기 때문에 행할 수 있는 배려가 아니었을까 🥺 문득 비슷한 마음이 담겨있던 비치백 시안을 채택하던 날이 떠오른다.

비치백_시안_ 유출-바네사_허락안받음_주의.jpg

비치백의 시안은 3개였다. 셋 중 마더스올스러운 은은한 베이지톤의 1번 시안과 트로피칼한 색감이 돋보이는 3번 시안 중 무엇을 고를까 우리는 고민에 빠졌다. 

그 때, 들려온 지오의 한 마디로 상황 종결되었다😊

“내가 만약 올맘님들이라면 여름 한 철만 비치백으로 쓰는 게 아니라 외출할 때 기저귀랑 애기 짐 넣어 다니기도 하고, 아기들 장난감도 넣을 수 있고, 헬스장 갈 때 수건이랑 운동복 담아서 넣을 수도 있을 것 같애. 그러면 너무 여름 느낌 나는 컬러보다는 사계절 내내 들어도 부담스럽지 않게 은은한 1번 시안이 좋지 않을까?”

3. 작은 배려, 큰 감동

여행 마지막 날, 선물을 사러 들른 일본 스누피 스토어. 내 눈을 사로 잡은 귀여운 스누피 초콜릿 🍫 패키지에만 스누피가 그려진 게 아니라, 초콜릿에다가 스누피 네컷 만화의 장면을 새겨 넣었다. 어떤 맛을 선물할까? 가 아니라 어떤 메시지가 담긴 초콜릿을 선택할까? 가 되니까 더 오래 고민하고 더 오래 머물렀다.

고심 끝에 하나를 고르고 나오는 길, 작은 디테일에 심쿵…(!) 💘 쇼핑백을 밀봉하려고 붙인 테이프 끝을 작게 한 번 접어두었다. 개봉하는 사람을 위해 작은 손잡이를 만들어 둔 것이다🤩

아니, 이거 완전 우리 하트 열매 디테일 아냐?! 😍 만드는 사람이 편하면 쓰는 사람이 수고롭고, 만드는 사람이 불편하면 쓰는 사람이 편하다는 말을 앞으로도 잊지 않기로 해! ✨

칼도 손톱도 필요 없는 택배 개봉!🙅🏻‍♀️ 하트 열매를 쭉 잡아당기기만 끝! 이보다 더 쉬운 분리배출 있으면 나와보라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