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의시시콜콜

푸른 하늘과 푸른 바다- 지구의 색깔인 파란색을 좋아해요. 파랑파랑, 하늘하늘한 색들이 눈에 담기면 시원하고 상쾌한 기분이 들면서 왠지 스스로가 맑아지는 것 같아요. 한 때는 지니는 물건, 걸치는 옷도 푸른 계열의 색이 많았다 보니 겨울철엔 ‘널 보면 추워져’ 라는 말을 더러 듣기도 했지요.

언제부터 파란색을 좋아하게 된 걸까요? 아마 자그마한 세포 시절부터 일 것 같아요. 제가 뱃속에 있을 때 엄마는 유독 푸른색 물건들이 눈에 띄고 예뻐 보였다고 하셨거든요. 저와 파란색은 뗄래야 뗄 수 없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함께한 사이인가 봐요.

#메이의시시콜콜

일 년을 손꼽아 기다리던 벚꽃은 이제 보내주고 초록초록한 새 잎들을 맞이할 계절이 왔네요. 흐드러지게 핀 벚꽃도 황홀하지만 세상이 초록색으로 물드는 4월부터 8월의 시간이 제일 좋더라고요. 여린 잎에서만 볼 수 있는 연두빛의 초록빛부터 무성하고 짙은 녹음의 초록빛까지, 세상의 모든 초록빛을 좋아해요. 피어나는 생명이 주는 싱그러운 에너지가 있거든요. 겨우내 앙상했던 가지에서 꼬깃꼬깃하게 피어나는 연두빛의 연한 잎을 보는 일은 매년 어김없이 반복되는데도 왜 이리 대견하고 반갑게 느껴질까요? 새로 태어난 연한 초록 잎을 볼때면 마음이 절로 연해지고 너그러워지는 기분이에요. 

#써니의시시콜콜

회사를 가기위해 학교 옆에 줄지어 서 있는 주차장으로 향해요. 20년도 더 전의 초등학생 써니가 다니던 바로 그 학교에요. 등교시간에 맞춰 학교에서 흘러나오는 동요소리를 들으며 차로 향할때면 저도 모르게 싱긋 웃고있어요. 추억에 잠기는 시간이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학교의 담장은 회색이었는데 얼마 전 알록달록 여러 색깔들로 새단장을 하였더라구요. 그 중에서도 저는 노란색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빨간색처럼 그렇게 강렬하지는 않지만 자신만의 쨍함이 가진 색이잖아요. 밝고 귀여운 느낌이에요.

색이 귀엽다? 언뜻 앞뒤가 맞지 않는 생각이지만 노란색하면 아이가 떠오르지 않나요? 저는 ‘너는 어린이집 선생님’하면 딱일 것 같다는 얘기를 자주 들었을만큼 아이들을 좋아하는데 아마도 그런 마음이 은연히 드러나는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쳐가요.

#지오의시시콜콜

여행 좋아하시나요? 저는 여행을 무척 좋아해요. 그런데 요 몇 년 사이, 여행을 갈 수 없게 되었잖아요. 그래서인지 지난 여행 기억이 더 애틋한 것 같아요. 특히 2016년에 프랑스 남부를 다녀온 추억은 지금도 제 마음을 말랑하게 만들어요.

해변 마을에서 먹었던 로즈맛 핑크 아이스크림, 앙리 마티스의 그림에서 튀어나온 듯한 알록달록 건물들, 그리고 잊을 수 없는 니스 바닷가의 분홍빛 노을. 그래서인지 저에게 프랑스 여행은 분홍으로 기억되어요.

오늘도 저녁 하늘이 분홍빛으로 물들며 오늘 하루도 잘 해냈다고 우리를 다독여주네요. 기다리던 봄소식도 수줍게 뺨을 붉힌 벚꽃잎을 타고 살랑이며 우리 곁으로 왔어요. 어쩌면 세상은 분홍이 아닐까요? 까르르 웃어주는 어린아이의 웃음도, 나를 따뜻하게 감싸주는 사랑하는 사람의 포옹도, 먼 훗날 저에겐 분홍빛으로 기억될 거예요.

#바네사의시시콜콜

노을이 지는 순간, 날마다 다른 하늘의 색감을 좋아해요. 구름이 뭉게뭉게 핀 날,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깨끗한 날. 매일 다른 색과 모양을 보여주는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마치 거대한 한 폭의 그림을 감상하는 것 같거든요. 

낮과 밤 사이 푸른 빛과 붉은 빛이 뒤섞인 시간의 흐름이 색의 흐름으로 표현되는 찰나의 순간. 그 어느 화폭에도 담길 수 없을 만큼 아름다워요. 고단한 하루 끝에 노을 지는 하늘을 지그시 바라 볼 때면, 매일 다르게 펼쳐진 광활하고 아름다운 하늘이 내가 겪고 있는 문제가 아주 사소하다고 말해주는 것 같답니다. 그렇게 찬란한 노을의 색은 눈과 마음에 휴식과 쉼표를 전해주네요.

"올맘님들은 어떤 색깔을 가장 좋아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