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출장 준비로 분주한 남편의 움직임 탓에 저도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눈이 떠졌어요. 거실 창 밖의 어둠이 평소보다 옅어졌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메이의 말처럼 다가오는 봄날에 밤이 조금씩 짧아지고 있는 거겠죠?

메이 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며 절로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살아온 환경도, 성격도 모두 다른 사람과 한 집에 산다는 것은 아무리 사랑이 충만하더라도 어려운 일이라는 걸 경험을 통해 알고 있으니까요. 교수님의 이야기를 듣는데 아주 유명한 그 문장이 생각났어요.

‘사람은 고쳐 쓰는 것이 아니다.’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많은 이들이 고개를 끄덕일 문장아닌가요? (웃음) 하지만 결혼 초 누구나 그런 오해를 하잖아요. ‘이 사람은 고칠 수 있다!’ 라구요. 결혼하고 난 후 우리는 서로를 무던히도 고치기 위해 애썼어요. 그렇게 서로의 행동을 지적하다가 싸움이 일어나는 거죠. 메이의 이야기를 듣기 전까지 우리가 그렇게 사이가 좋았던가? 하는 마음으로 되돌아 보니 싸움을 빠르게 끝내는 대화의 규칙은 있는 것 같아요.

첫 번째는 인정이에요. 아무리 기분이 나빠도 인정할 건 인정하자는 거죠. 그럴 때 있잖아요. 싸우면서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어라? 내가 이 부분은 오해한 거였네.’ 혹은 ‘그래, 그 말은 내가 조금 심했지.’ 싶은 부분이요. 그럼 그냥 인정해요.

“근데 나는 오빠가 이런 의도로 나한테 말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기분이 나빴던거고. 그건 내가 미안, 내가 잘못했네. 그런데 오빠도 그런 의도였다면 그렇게 말하지 말고 이런 식으로 말해줬다면 내가 오해하지 않았을 거야. 오빠가 그렇게 말한 건 잘못되었다고 인정하면 좋겠다.”

두 번째는 서로의 말을 최대한 끊지 않고 들어주기.

만약 제가 “근데 나는 오빠가 이런 의도로 나한테 말했다고 생각했어. 그래서 기분이 나빴던 거고.” 하며 사과하려고 하는데, 그 사이 남편이 말을 끊으며 “그러니까! 니가 잘못한거잖아.” 라고 말하면 사과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지잖아요. 결국 “그럼 오빠가 애초에 이렇게 말했으면 된 거 아냐?” 라는 말이 나오고 싸움이 점점 커질테니 중간에 하고 싶은 말이 생겨도 일단 말을 다 듣기로 했어요.

이런 건 자연스럽게 일어난 게 아니라, 싸우고 난 후 대화를 통해 하나, 하나 만들어진 것들이에요.

뭔가 적어 놓으니 그럴듯해 보이지만 메이의 퐁당퐁당 법칙처럼 많은 부부들이 행복한 부부생활을 위해 지키고 있는 규칙들이 아닐까요?

살다 보면 우리 삶을 더 잘 살아가기 위해 몇 가지 규칙과 스스로에 대한 약속이 꼭 필요한 것 같아요. 제가 이런 마음이 더 생긴 건 아마도 얼마 전 메이와 함께 읽었던 ‘당신의 공부는 틀리지 않았다.’ 라는 뇌과학과 관련된 책 덕분인 것 같아요. 그 책에서 그런 이야기가 있었잖아요. 

스스로에게 적절한 통제감을 주면 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어 성취감을 느끼게 만들고 자존감이 높아지며 그로 인해 더 도전적인 일을 시도할 수 있게 되고, 이것들이 모여 스스로 더 좋은 삶을 살도록 노력하게 된다구요. 메이도 이 부분을 공감했었나요? 저는 이 부분을 읽으며 요즘 제가 가지고 있던 고민을 해결할 수도 있겠다는 기대를 품게 되었어요.  

요즘 제가 가지고 있던 고민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사실 요즘 저는 마음은 누구보다 성실히, 멋지게 살고 싶다고 생각하면서, 이런 마음에 비해 실제 제가 하는 노력들이 부족하다고 느꼈고 스스로가 정말 게으르다고 생각했어요. 이를테면 매달 초 결심하거든요. ‘지난 달은 일과 관련된 책을 너무 읽지 않았네. 이번 달에는 꼭 읽어야지!’ 그런데 월 말이 되어 한 달을 돌아보면 앗차-하는 거예요. ‘아..이번 달에도 안 읽었네. 이러니 업무에 한계가 생기는 거지’ 하고 스스로를 자책하고 있었죠. 이런 일이 반복되니 저도 모르게 자존감이 낮아지더라구요.  

그런데 이 책을 읽다 보니 그런 생각이 드는 거죠! ‘아? 스스로에 대한 통제감이 너무 적었구나.’ 여기서 말하는 통제감이라는 건 내가 스스로 상황을 조절하는 것, 쉬운 예로 아침에 일어나 이불을 정리하거나, 어떤 목표를 정해 성공하는 경험을 쌓는 것 같은거예요.

그래서 저는 올해부터 매달 하나의 작은 도전을 달성하는 저를 위한 약속을 만들었어요. 1월의 저의 도전은 ‘가봐야지.’하고 생각만 하고 몇 달을 미루었던 골목서재라는 공간을 꼭 가보기!였어요. 이게 무슨 도전일까 싶지만, 이렇게 해서라도 꼭 방문하고 싶었답니다. 성공했냐구요!? 그렇게 미루었던 공간을 방문했고 ‘역시 잘왔어!’ 생각했어요. 

2월의 도전은 ‘매일 업무와 관련된 콘텐츠 하나 읽기’로 정했어요. 2월의 도전을 성공하기 위해 매일 읽은 콘텐츠를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모두가 볼 수 있게 공유하고 있답니다. 하루, 하루 저와의 약속을 지켜나가는 스스로를 보며 매일이 뿌듯한 요즘이에요. (웃음)

메이는 올해 자신을 위해 만든 특별한 약속이 있나요? 추위가 사그라든 요즘 봄을 기다리며 새로운 규칙을 만들어 보는 것 어때요? 매일의 작은 성공을 통해 얻는 이 기쁨을 메이도 느껴볼 수 있다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 

From. 언제나 메이가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라며, 써니가.

매주 수요일 써니와 메이가 주고 받는 편지가 한 편씩 연재됩니다.

Brand Manager  I  May

💬꽃을 건넨 사람의 손에는 향기가 남는다. 

삶도 마음도 쓰는 게 좋은 사람. 순간의 아름다움을 붙잡고 싶어 글을 씁니다. 5년째 마더스올의 브랜드팀을 리드하고 있어요. 이 곳에서 저는 사람과 사람, 마음과 마음을 잇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Brand Manager  I  Sunny

💬일상이 모여 행복이 된다.

이야기를 찾고 이야기를 담는 게 좋은 사람. 진심을 실어보내고 싶어 글을 씁니다. 4년 전 마더스올에 입사해 브랜드 매니저로 일하고 있어요. 이 곳에서 저는 올맘님들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듣고 브랜드의 진심을 전하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