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신촌에 갔었어요.

유플렉스 쪽 입구로 올라와 탁~ 하고 신촌 땅에 발을 딛고 연세로에 가득한 학생, 커플들을 보는 순간 기분이 이상했어요.

여긴 제가 항상 백팩이나 숄더백에 책을 넣고 취업준비 스터디를 하러 왔던 곳이었는데,

전 지금 기저귀 가방을 매고 있고 제 옆에는 고사리같은 손으로 제 검지 손가락을 꽉 붙잡고 서있는 아이가 있었거든요~

내 아이와 함께 제 추억의 공간에 왔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지만 한편 격세지감을 느끼며 살짝은 서글펐답니다.

엄마가 되기 전 제 주말은 이랬어요.

도서관에서 빌려둔 책 한 권 들고요,

동네에 있는 조용한 개인 까페에 가서 아이스 바닐라라떼 한 잔을 시킵니다.

한 줄~ 한 줄~ 정독하다 마음에 닿는 문장 하나 생기면 한 5분간 사색에 잠기고 하다보면..

겨우 몇 장 넘겼는데 한 두시간 지나 있고 커피는 다 마시고 없네요~

슬슬 배가 고파 까페를 나와 공원에서

일광욕 조금 하다가 집에 들어가

간단하게 라면 하나 끓여먹고

배가 부르니 잠이 와서 낮잠도 잡니다.

1시간 정도 잤나요~

일어나 꼼지락 꼼지락 하다보니

친구가 추천해줬던 영화가 생각나서

설레는 맘으로 다운 받아 영화에 집중합니다.

그땐 몰랐어요~

이런 소소했던 하루로 제가 행복을 누리고 있었음을요.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제가 손에 쥐고 있는 일상도 지나고 보면

그리워할 모습일지 모른다는!

엄마가 되기 전의 제 모습이 그리운만큼

지금 제가 가진 것에 몰두하고 음미하면서

행복감을 느끼려고 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