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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육아. 카시트의 악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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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0


카시트의 악몽 



아기들이 카시트 타는 것을 싫어한다고 익히 들었지만 이정도일 줄이야. 신생아 시절의 1호는 카시트에서 잠을 잘 자는 편이라 호기롭게 80일 즈음 혼자서 50분 거리의 주행에 도전했었다. 갈 때는 예상대로 새근새근 잘 잤지만 문제는 집으로 돌아올 때였다. 차가 움직이면 울음을 잠깐 멈췄다가 신호 대기를 위해 차가 잠깐이라도 서면 자지러지게 울었다. 아니, 차가 서기 전 속도를 슬며시 늦추기 시작했을 때부터 목놓아 울기 시작했다. 50분 내내 악을 쓰며 우는 소리에 트라우마가 생겨 그 후로 혼자 아이를 태우고 운전하는 건 아주 짧은 거리라도 큰 용기가 필요했다.



따뜻한 바람이 살랑거리는 5월의 어느 봄 날, 차 안에서는 14개월이 된 1호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카시트에서 운다고 자꾸 빼주거나 반응해주면 아기가 계속 울어~ 그러면 나중에 카시트 태우기 정말 힘들어져~ 울고 칭얼거려도 모른 척 해야 돼~’ 육아 선배들의 조언이 귓가에 맴돌았다. 지금보다 초보 엄마였던 나는 ‘계속 울어봐라, 엄마가 안아주나. 울다 지쳐 잠들 때까지 엄마는 기다릴 테다.’ 라는 참으로 이상한 다짐을 하고야 말았다.



그 날은 남편과 함께 시댁에 다녀온 날이었다. 낮잠을 건너뛰어 정신이 몽롱한 1호는 어머님이 손수 만드신 전복 내장죽을 넙죽넙죽 주는 대로 잘 받아먹었다. 후식으로 방울토마토와 사과까지 먹은 후 슬슬 피곤함이 몰려온 1호는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남편과 나는 얼른 1호를 데리고 집에 가야겠다고, 차 안에서 재워야겠다고 잘.못. 판단했다. 지금 생각하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아이를 업고 재운 다음에 집에 갔었어야 했는데 말이다.



1호는 여태 겪은 것 중 가장 심하게 울기 시작했고 아이의 울음을 무시한 대가로 아이는 차 안에서 분수토를 크게 했다. 1호를 키우는 14개월 동안 그렇게 오랫동안, 그렇게 많이, 그렇게 힘들게 토하는 모습은 난생 처음이었다. 얼른 길가에 차를 세우고 토를 받아낸 다음 남편과 함께 부랴부랴 옷을 갈아 입히고 닦고 정리했다. 내가 아이에게 무슨 짓을 한 건가. 그동안의 찡얼거림과는 차원이 다른 울음이었는데 왜 하필 그 때 그런 오기가 생겼는지! 허겁지겁 사태를 수습하고 그제야 주변을 돌아볼 여유가 생겼다. 급히 차를 세운 그 곳은 갈대숲이 광활히 펼쳐진 경치가 좋은 습지 옆이었다. 지금 우리의 급박한 상황과 평화로운 그 풍경이 너무나 대비되어 잠깐 그 곳에서 멍했던 것 같다.



그랬던 1호가 이제 26개월 차에 접어들었고 6개월 차에 접어든 2호가 카시트에서 울면 휘적휘적 손을 뻗어 뭐라뭐라 말해주기도 한다. 안전벨트 때문에 비록 손이 닿지는 않지만 제 딴 에는 형아라고 위로를 해주는 것 같다. 2호는 1호에 비하면 심하게 울지는 않지만 졸릴 때 차가 멈추면 1호와 똑같이 떠나가라 울기는 한다. 토는 안 했으니까 이정도면 봐줄 만하다 싶다가도 혼자 2호를 차에 태우고 갈 때, 아이가 울기 시작하면 분수토를 수습하던 그 날의 풍경이 떠올라 여전히 가슴이 콩닥거리고 조급해진다. 그동안 신경도 안 쓰이던 신호 대기시간이 왜 그리 길게 느껴지는지, 초록불은 왜 그리 빨리 안 바뀌는지, 앞에 차는 왜 그리 늦게 출발하고 여유로운지. 온갖 초조한 상황이 뒤엉켜 마음이 조마조마하다.



언젠가는 카시트에서 두 형제가 노래를 부르고 엄마, 아빠를 외치며 쫑알쫑알 쉬지 않고 떠드는 날이 오겠지. 아이들에게 ‘엄마 좀 그만 불러.’ 하는 때가 오겠지. 어느 날은 아이들이 빨리 자랐으면 싶다가도 어느 날은 또 느리게 자랐으면 하는 모순된 마음이 공존한다. 엄마가 아빠처럼 좀 더 부드럽게 운전해볼게 얘들아! 울지 말고 푹 자줘!



💬 밥 먹고 난 다음에는 소화를 시키고 카시트에 태워야 했는데 말이죠... 😂  올맘님들도 저처럼 카시트에 관한 추억(이라 쓰고 악몽이라 읽는..) 이 있으신가요? 🤣



객원 에디터  I  Yulia


꾸럭미 넘치는 24개월 1호와 5개월 차 뜐뜐이 2호, 10살 호두(개) 어르신을 돌보며 애개육아를 하고 있어요. 육아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사랑을 배워가는 중이에요. 엄마가 되기 전엔 아이들에게 주산을 가르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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