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THER'S ALL x LIFE
오늘의육아. 자유가 필요할 땐, 친정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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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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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 할머니 댁 가는 날. 그 날은 우리 아이들이 가장 자유로워지는 날이다. 딸기 할머니는 딸기를 자주 사줘서도 아니고 딸기를 좋아해서도 아니라 딸기 농사를 짓는 아이들의 외할머니이자 나의 친정 엄마이다. 10년 전 엄마는 귀농 후 딸기 농사를 시작했고, 덕분에 언제든 갈 수 있는 시골이 생겼다. 봄에는 커다란 목련 나무 아래에서 꽃구경을 하고 미뤄뒀던 비눗방울도 마음껏 날리고, 여름에는 옷이 흠뻑 젖도록 물 호스로 물놀이를 한다. 날이 선선해질 가을 무렵이면 자연 속에 앉아 바람결을 느끼고, 겨울에는 아랫목에서 뜨끈하게 엉덩이를 지지며 고구마도 구워 먹는다. 3년 전부턴 이종사촌 언니도 귀농을 해서 딸기 할머니 댁에 가면 10살, 7살 귀여운 조카들도 함께 만날 수 있다. 사촌 형아들 만나는 걸 어찌나 좋아하는지 네 아들이 모이면 아주 난리 법석이다. 딸기가 무르익어가는 4월의 어느 날, 네 아들은 큰 형아를 필두로 나이순, 키 순서대로 쪼르르 일렬로 서서 딸기를 수확했다. 말이 수확이지 3개를 따면 2개는 바구니에 1개는 입에 쏙 집어넣기 바쁘다. 누가 딸기 집 손주들 아니랄까봐 맛있는 부위는 가르쳐 주지 않아도 어찌 그리 잘 아는지 빨간 부분만 기똥차게 먹는다.
딸기 수확을 마친 뒤엔, 빠질 수 없는 디저트 타임! 할머니네 냉장고엔 늘 아이스크림이 있다. 반소매 티셔츠를 입고도 땀을 뻘뻘 흘릴 만큼 유난히 더웠던 그날, 연거푸 아이스크림 두개나 먹은 첫째는 폐렴을 얻고 말았고, 국화빵 아이스크림에 얼린 요구르트, 메로나까지 먹은 둘째는 며칠씩이나 설사를 했다. 이쯤이면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좀 말려야 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가도 형아들처럼 아이스크림을 몇 개씩 척척 먹는 진정한(?) 형아가 되고 싶다는 두 아들들을 어찌 말리랴. 뭐든 자신들보다 능숙한 형아들처럼 되고 싶어 용기를 내서 무엇인가에 도전하는 귀한 장면도 만날 수 있다. 두발자전거를 타는 사촌 형아들을 요리조리 지켜보다 네발자전거에 처음으로 도전해 본 첫째는, 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된 형아 대열에 오른 기쁨을 한껏 누렸다. 아직 자전거 타는 게 미숙한 첫째를 위해 두 형아들은 일부러 느리게도 가주고, 앞서 나갔다가 다시 돌아와 주기도 하고, 잘한다고 치켜세워 주는 걸 보니 언니가 참 아이들을 예쁘게 키웠구나 싶었더랬다.
여태 사촌 형아들이 두발자전거를 타면 자전거를 탈 줄 모르는 첫째는 형아들을 따라 뛰어다녔는데, 이제 함께 자전거를 탈 수 있다고 얼마나 기뻐하던지. 브레이크를 잡는 법도, 페달을 밟는 법도 반복해서 숙달하는 첫째의 모습을 보고 살짝 감동하기도 했다. 킥보드를 탈 수 있게 되었을 때와는 또 다른 감동이었다. 두발자전거를 탈 수 있게 된다면 더 극적일까. 아이가 성장해 나가는 모습을 보는 것, 아이 스스로 성취감을 느끼고 행복해하는 표정이 얼굴에 가득한 모습을 보는 것. 필시 부모만이 느낄 수 있는 행복이다. 시골에 오면 이토록 아이들을 생생하게 마주하게 된다. 자연에 둘러싸여 조심할 것 없는 시골에 오게 되면 아이들은 자유롭고, 그만큼 나도 마음이 놓이기 때문이리라. 그런 날은 앨범에 아이들의 모습이 차곡차곡 쌓이고, 사진 속엔 그날의 에피소드 뿐 아니라 온기와 향기마저도 생생하다. 그뿐일까. 아이들의 애교 한 번에 사르르 녹아내리는 할머니 할아버지가 된 부모님도 다시 만난다. 아이들을 바라보며 내가 여태 잘 보지 못한 함박웃음을 짓는 부모님을. 친정에 오는 날은 아이들도 자유롭지만, 사실 나도 엄마·아빠의 딸로 돌아가 자유로워지는 날이 아닐까. 자유로워서 여유롭고, 여유로워서 자유로울 수 있는 곳. 앞으로도 오래오래 나와 아이들의 안식처로 남아 있길 간절히 바래 본다.
💬 혼자 집에 남은 우리 남편도 자유! 양손 가득 반찬 챙겨 돌아오니 내일의 밥 걱정에서도 자유! 여러모로 모두에게 자유로운 그 곳, 친정은 사랑이어라 💖 💖 💖 객원 에디터 | Yulia
꾸럭미 넘치는 20년생, 21년생 연년생 형제와 12살 호두(개) 어르신을 돌보며 애개육아를 하고 있어요. 육아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고 사랑을 배워가는 중이에요. 엄마가 되기 전엔 아이들에게 주산을 가르쳤어요. |
















